고려시대 예술의 르네상스가 열린 시기는 무인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입니다. 흔히 예술하면 무인들보다는 문인들이 더 관심 갖고 장려했을 것 같은데, 아이러니하게도 고려시대에 예술이 활짝 꽃핀 시기는 무인정권 때였습니다. 고려 후기 1170년에 문신들에게 천대받던 무신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습니다(무신정변). 무신들은 칼로 권력은 잡았지만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서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백성들이 무신들의 칼 앞에서는 복종하지만 마음으로는 존중하지 않는 겁니다. 이에 무신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좀 더 고상하게 하기 위해 아름다움에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에게 예술은 단순히 취미나 취향이 아닌 자신들의 존재를 높이기 위한 도구이자 무기였습니다. 무신들은 장인들을 찾아가 최상의 공예품을 주문하고, 장인들에게 벼슬을 주는 등 최상의 대우를 해주었습니다.
고려의 예술은 베트남, 필리핀, 이란까지 소문이 나면서 ‘코리아’라는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신정권시대에 탄생한 상감청자는 동아시아 무역에서 최고의 명품이었고, 고려의 물건을 사려고 아라비아 상인들이 백 명씩 고려에 단체 관광을 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무신들의 열등감이 고려 예술의 르네상스를 열었던 것입니다. 때로 열등감은 새로운 것을 탄생케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태양의 신 아폴론의 의상을 입고 춤을 춘 적이 있었습니다. 루이 14세는 15살에 왕좌에 올랐기에 무엇보다 자신의 입지를 세우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루이 14세는 궁궐의 귀족들에게 자신은 태양신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태양신의 옷을 입고 춤을 추었는데, 이것이 발레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어린 루이 14세의 열등감이 발레라는 춤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초대왕 사울은 열등감 때문에 망한 사람입니다. 그는 누구보다 장점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그의 부하 다윗이 사람들로부터 더 사랑을 받자 열등감을 이기지 못해 결국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신약의 사도 바울도 열등감이 있었던 사람입니다. 신약 외경에 보면 바울은 대머리에 매부리코로 보잘것없는 외모였고, 게다가 시력도 나빴고, 언변도 없었고, 육체의 가시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주님을 의지함으로 열등감을 극복합니다. (빌 4:1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내 힘으로는 열등감을 극복할 수 없지만 주님의 능력으로는 극복할 수 있고, 열등감을 동력 삼아 한단계 더 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