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우(禹)임금이 있었는데, 우임금은 중국에서 치수와 토목 공사의 대명사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 역사가 기록되기 전 선사 시대에 요순(堯舜) 시대가 있었습니다. 요순임금은 덕으로 나라를 다스려 백성들 삶을 윤택하게 했던 임금입니다. 그런데 그 시대의 문제는 홍수였습니다. 요임금은 홍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곤(鯀)이라는 사람을 발탁해서 치수 사업을 맡겼습니다. 곤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물이 넘치는 곳에 담을 쌓아 물을 막는 제방법을 만들었습니다. 곤이 만든 제방으로 인해 백성들은 편안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순임금 시대에 큰 홍수가 나자 곤이 만든 제방은 무너져서 민가와 논밭이 침수됩니다. 순임금은 곤을 책망하며 그를 처형시킵니다. 그리고 곤의 아들 우(禹)에게 치수사업을 맡깁니다. 우는 어려서부터 아버지 곤과 함께 있었기에 아버지의 제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물을 막는 아버지의 제방법은 탁월했지만 물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알았고, 물은 흘려보내야 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에 우는 천하를 다니면서 지형을 파악하고 하천을 정비합니다. 그때 만든 북방의 황하와 남방의 장성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순임금은 우의 공을 치하하며 그에게 나라를 주었습니다. 물을 다스렸다면 세상도 다스릴 수 있다고 하며 나라를 주었는데, 우가 임금이 된 나라가 바로 하夏나라입니다.
담을 쌓아 홍수를 막은 곤의 제방법을 도법(堵法)이라고 하는데, 도는 ‘담 도, 막을 도’입니다. 반면에 물을 막기보다는 흘려보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우의 제방법을 소법(疏法)이라고 합니다. 소는 ‘흘려보내다’라는 뜻입니다. 사람들 중에는 도법으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 주변에 계속 담을 쌓아서 다른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독불장군처럼 다른 사람들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능력과 의견만을 고집하다 결국에는 주변 사람들을 잃습니다. 반면에 소법으로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소통疏通하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최대한 반영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소법으로 사는 사람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입니다. 영적인 면에서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하나님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입니까, 하나님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사는 사람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