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희대의 책 도둑으로 불리는 스티븐 블룸버그에 대한 기사입니다. 그는 1980년대 미국 전역을 다니며 모두 2만3600여 권의 책을 훔쳤습니다. 그가 거쳐간 대학들은 하버드, UCLA, 듀크, 미네소타, 뉴멕시코, 미시간, 위스콘신 대학 등으로 훔친 책의 무게만 19ton에 달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는 대학에 있는 책들을 어떻게 훔쳤을까요? 예를 들면, 그는 미네소타 대학 도서관에서 그 대학 교수의 신분증을 훔친 다음 신분증을 이용해 다른 도서관들을 자유롭게 이용했습니다. 품이 넉넉한 옷을 입고 도서관에 들어가 옷 안쪽에 책들을 숨겨 나오는 수법을 썼습니다. 경보장치가 울리지 않도록 책 모서리에 있는 도서관 인장 표시를 사포로 문질러 지웠다고 합니다.
블룸버그는 아무 책이나 훔친 것이 아니라 주제들을 정해 놓고 주제에 맞는 책들을 훔쳤습니다. 블룸버그 커넥션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완벽한 자신만의 책들을 모은 것입니다. 그는 1990년 3월 20일 동업자의 고발로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훔친 책은 시가 약 2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그가 책을 훔친 목적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체포된 뒤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의료시설에 수감됐는데, 같은 시설에 있던 마피아 두목이 왜 보석이 아닌 책을 훔쳤느냐고 묻습니다. 블룸버그는 팔아먹기 위해 책을 훔친 것이 아니라 단지 책을 갖고 싶었을 뿐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자신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욕망 하나가 있는데, 바로 책을 향한 욕망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많은 책을 훔치기는 했지만 정작 책을 읽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성도인 우리에게도 채워지지 않은 거룩한 욕망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대한 욕망입니다. 우리나라 초대교회 성도들은 쪽복음 하나를 얻으면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성경을 읽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많지 않았기에 성도들이 성경을 열심히 읽었겠지만, 그럼에도 말씀에 대한 그들의 사랑과 경외심만큼은 우리가 본받아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디를 가든 성경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성도들 가정에도 여러 권의 성경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책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책을 읽지는 않았던 블룸버그처럼, 우리 또한 성경을 여러 권 가지고 있지만 읽지 않는 것은 아닌지요… 책은 읽을 때 비로소 책이 됩니다. 여름은 휴가철로 여러 지역을 여행하는 계절입니다. 고로 여름은 책을 읽기 힘든 계절인데, 그럼에도 성경을 읽음으로 영적인 세계를 투어(tour)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