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 한 대권 주자는 한 번도 신지 않은 하얀 운동화 한 켤레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신발에 담긴 사연은 이렇습니다.
2016년 9월 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에서 한밤중에 큰불이 났습니다. 28세 안치범씨는 무사히 밖으로 나왔으나 건물에 사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불이 난 줄도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안치범씨는 그들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음을 알고, 불길에 휩싸인 건물로 다시 들어갑니다. 그는 모든 원룸의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 잠든 사람들을 깨웠습니다. 그리고 불이 났으니 빨리 대피하라고 소리쳤습니다. 안치범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그날 그 건물에선 아무도 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안치범씨 본인은 유독가스에 중독돼 의식을 잃은 채 건물 4층에서 발견됐습니다. 구조대가 급히 그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안치범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사놓고 한번도 신지 않았던 운동화를 평소 아들이 좋아하고 지지했던 대선 후보자에게 건넸습니다. 운동화를 받은 후보자는 아직 안치범씨의 유족들이 위로를 받아야 할 시간인데 오히려 자신이 격려를 받는 것이 송구하다고 하면서 이 운동화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습니다.
살신성인(殺身成仁)이란 말이 있습니다. 한자를 그대로 풀면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인(仁)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논어에 나오는 말로 공자의 핵심 사상인 인(仁)을 강조한 말입니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높은 뜻을 지닌 선비와 어진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라도 여러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인(仁)을 행하라고 가르쳤는데, 제자들은 이 구절을 강조하여 살신성인이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과연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루어야 되는 인(仁)은 무엇일까요? 인(仁)은 어질 인으로, 사람 인(人)에 둘 이(二)가 합쳐진 말입니다. 다시 말해 인이란 나와 너의 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해 어진 마음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대표적인 살신성인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생명을 희생함으로 다른 사람, 아니 모든 사람들을 구원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사람들에게 어질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오늘날 성도인 우리는 나 자신을 살신하면서까지 인(仁)을 이루지는 못해도, 최대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을 향해 어진 마음을 갖는 것은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