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있습니다. 이 곡은 처음부터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이 곡은 바흐 사후에도 70년간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있다가 19세기 초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알려진 이후에도 연주용 레퍼토리보다는 첼리스트들의 연습곡이나 학생 교육용 교재 정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곡은 1900년이 지나서야 연주용 레퍼토리로 인정을 받았는데, 첼로 명인 파블로 카잘스의 공이 큽니다. 1889년 13세 소년이었던 카잘스는 바르셀로나의 중고용품 가게에서 이 악보를 발견했고, 30년 이상 이 작품을 연습하고 다듬는 일에 전념합니다. 카잘스는 이 곡이 갖고 있는 정밀한 디테일을 제대로 해석하는데 오랜 기간 각고의 정성을 들입니다. 드디어 카잘스는 1925년에 비로소 이 곡 전부를 녹음하는 작업에 착수합니다. 오랫동안 묻혀있던 보석이 광채를 드러내며 첼로의 걸작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처럼 세바스찬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오랜 시간과 카잘스의 손길을 통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사용하는 인물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 오랜 세월 인고의 과정과 하나님의 손길로 다듬어진 후에 빛을 발합니다. 대표적으로 모세를 보십시오. 모세는 40세 동안 애굽의 왕궁에서 왕자로 자랐습니다. 모세는 애굽에서 모든 학문을 배웠는데, 당시 애굽은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최고의 학문과 기술이 있는 나라였습니다. 모세는 왕궁에서 그 모든 학문들을 최고의 학자들로부터 배웠습니다. 어느덧 그의 나이40세가 되어 한 민족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를 바로 사용하지 않고 광야로 보냅니다. 모세는 광야에서 40년의 시간을 한 가정의 가장이자 양들의 목자로 지냅니다. 모세에게 광야 40년은 그의 마음이 성숙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모세 나이 80세가 되었을 때, 하나님은 비로소 모세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고, 그를 통해 이스라엘을 출애굽시키는 대역사를 행하셨습니다. 모세는 오랜 시간 하나님의 손길로 다듬어진 후에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오늘날도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을 세우기 전에 오랜 시간에 걸쳐 당신의 손길로 다듬고 연단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랜 시간과 연단의 시간을 견뎌내는 일입니다. 인내를 통해 정금같이 나오는 성도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