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인기를 끌었던 <광수생각>이란 만화가 있었습니다. 교회 책장에도 있어 중간중간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나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아이가 범죄자 수배 전단을 보고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범죄자의 뜻이 뭐죠?” “범죄자라…으음, 사전적인 의미를 원하는 거니? 아니면 진실을 원하는 거니?” “저는 언제나 진실만을 원해요.” “범죄자란 돈이 드는 유능한 변호사를 살 만한 재력이 없는 사람을 말하는 거란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다)는 상식이 된 지 오래입니다. 이 말은 1988년 교도소 이송 중 탈주하여 인질극을 벌인 지강헌 일당의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주범인 지강헌은 556만원을 절도한 혐의로 징역 7년과 보호감호 10년, 총 17년의 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은 600억원을 횡령하고도 겨우 7년 형을 받았습니다. 600억원을 횡령했다는 것은 600억원을 교묘하게 훔쳤다는 말과 같습니다. 누구는 556만원을 훔쳤는데, 17년 형을 받고, 누구는 600억원을 훔쳤는데도7년 형을 받은 겁니다. 지강헌은 여기에 불만을 가지고 탈출해서 인질극을 벌이며 대국민 호소를 합니다. “돈 없고 권력 없이는 못 사는 게 이 사회다. 전경환 형량이 나보다 적은 것은 말도 안된다…대한민국에서 돈이 있으면 판검사도 살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우리 법이 이렇다.” 그러나 그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7년 형을 받은 전경환은 2년 만에 풀려났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중요한 두 가지 속성을 말씀하는데, 공의와 사랑입니다. 공의와 사랑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보다 완전한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만일 하나님이 사랑은 없고 공의만 있다면 어떨까요? 세상 어느 누구도 구원받을 수 없고, 모두 다 죄의 심판을 받아 영원한 형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하나님이 공의는 없고 사랑만 있다면 어떨까요? 하나님은 아무 조건 없이 모든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고, 굳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죄를 위해 죽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공의는 손상을 입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은 따로 있으면 불완전하지만 함께 있으면 완전합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누구신가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세상에 보여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이 세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실히 보여주셨습니다. 동시에 예수님은 십자가 죽음을 통해 모든 사람들의 죄값을 지불했기에 하나님의 공의를 충족시켰습니다. 오늘은 성탄주일입니다. 한 복음성가는 이 땅에 오신 주님을 이렇게 찬양합니다. “당신은 영광의 왕, 당신은 평강의 왕, 당신은 하늘과 땅의 주, 당신은 정의의 아들…” 사랑과 의로운 왕으로 오신 주님을 마음으로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