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노벨연구소에서 역사상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뽑았습니다.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과 같은 문호들의 작품을 제치고 돈키호테는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후 2002년에도 세계 최고의 작가 100명이 선택한 최고의 작품 역시 돈키호테였습니다. 이들이 돈키호테를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이유 중 하나는 돈키호테의 이야기가 사람들이 잊고 사는 인간의 순수, 인간의 참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돈키호테 정신은 세상을 거스르는 무모해 보이는 삶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본연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돈키호테가 마지막 모험에서 돌아와 제정신이 들어 임종한 후에 그의 묘지에는 이런 묘비명이 새겨집니다. “광인(狂人)으로 살다가 제정신으로 죽은 사람” 그의 묘비명은 세상 사람들이 볼 때 돈키호테는 광인의 삶을 살았지만 정작 그는 제정신으로 살았음을 표현한 말 아닐까요?
성경에도 광인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노아는 하나님이 물로 세상을 심판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들은 후에 심판에 대비해 산에다 커다란 방주를 짓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해변이 아닌 산에다 배를 만드는 노아를 보면서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사도 바울 또한 미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바울은 이방 교회들이 헌금한 구제헌금을 전달하러 예루살렘에 갔다가 유대인들에게 잡힙니다. 바울은 그곳에서 베스도 총독에게 재판을 받는데, 자신의 무죄를 변호하기는커녕 재판을 기회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합니다. 그러자 베스도가 이렇게 말합니다. (행 26:24) 『바울이 이같이 변명하매 베스도가 크게 소리 내어 이르되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 하니』 바울 외에 다른 사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도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소개할 때, 예수 그리스도의 종(servant, slave)이라고 말합니다. 당시 헬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은 자유였는데, 사람들은 스스로를 종이라고 말하는 사도들을 정신나간 사람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예수님 또한 공생애를 하면서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초창기 공생애 때, 예수님의 친족들은 예수님이 미친 줄 알고 붙잡으러 왔습니다. (막 3:21) 『예수의 친족들이 듣고 그를 붙들러 나오니 이는 그가 미쳤다 함일러라』 (요 10:20) 『그 중에 많은 사람이 말하되 그가(예수가) 귀신 들려 미쳤거늘 어찌하여 그 말을 듣느냐 하며』 오늘날 성도가 복음대로 사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미친 삶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습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 본연의 모습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