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은 “말들의 풍경”이란 책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 언어에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음을 소개합니다. 욕설에서도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이 남성을 비하하는 욕설보다 훨씬 더 많고, 똑같은 말도 남성에게 쓰일 때와 여성에게 쓰일 때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면 “He is a professional”이라는 문장에서 ‘professional’의 뜻은 의사나 법률가를 가리키는 전문직을 말합니다. 그러나 “She is a pro-fessional”에서는 똑같은 단어가 창녀의 은유로 사용됩니다. 호명 순서에서도 남성이 대부분 여성을 앞섭니다. 남녀, 1남4녀(4녀1남이라고 하지 않음), 신랑 신부, 장인 장모, 선남 선녀 등. 그리고영어에서 여성 명사는 많은 경우 남성 명사에서 파생된 남성에 종속적인 존재임을 나타냅니다. Hero(영웅)에서 heroine이 나왔고, actor(배우)에서 actress가 나왔습니다.
성경에도 성차별로 보이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구약에서 인구조사를 할 때, 여자들과 아이들은 계수에서 제외합니다. 십계명 중에 이웃의 소유물을 탐내지 말라고 하면서 이웃의 아내나 종이나 소나 나귀를 말하는데, 아내(여자)를 소유물의 범주로 생각합니다. 욥기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욥25:4) 『… 여자에게서 난 자가 어찌 깨끗하다 하랴』여자 같이 불순한 몸에서 나왔으니 깨끗할 것이 뭐 있겠느냐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여자(딸)은 부모의 유산을 상속받지 못했고, 받더라도 특별한 경우에만 허용되었습니다. 구약에 여자 제사장은 없고, 예수님의 12제자들 중에도 여자는 없습니다. 그러면과연 하나님은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셨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동일하게 사랑합니다. 그럼에도 성경에 성차별로 보이는 내용들이 있는 것은 성경이 기록될 당시 주변 문화들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입니다(물론 만족할 만한 설명은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마음은 이렇습니다. (갈 3:28)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하나님이 보실 때 모든 사람들은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입니다. 남녀의 차별이 없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까지 따라온 사람들은 남자 제자들이 아닌 여인들이었고, 예수님의 부활을 처음 안 사람도 여인들이었습니다. 바울을 헌신적으로 도왔던 아굴라 부부가 있는데, 아내 브리스길라는 탁월한 교사인 아볼로(남자)를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초대교회에는 여성들에게 기도나 예언 등 영적인 발언권이 있었고, 예수님도 여자와 어린아이를 차별하지 않고 존중해 주었습니다. 오늘날 예수님의 정신이 더 확장되는 차별없는 세상을 꿈 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