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영어로 ‘museum’인데, museum은 음악의 여신 ‘Muse’를 모시는 신전에서 유래했습니다. 뮤즈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으로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뮤즈는 9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음악뿐 아니라 문예, 미술, 철학 등을 관장했다고 합니다. 뮤즈를 위한 신전은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과 학문이 한데 어우러진 문화의 공간이었습니다. 뮤즈를 위한 의식에는 음악과 함께 당대에 만들어진 최고의 예술품인 회화, 조각 등이 선보였고, 역사와 철학에 관한 학문적 성과가 봉헌되었습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뮤즈의 신전은 그리스 문화가 확산되면서 각지로 전파되었습니다.
기원전 3세기에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렉산더 대왕의 장관으로 있다가 왕이 죽은 후에는 이집트에서 자신의 왕조를 열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뮤제이온(museion)’이라는 예술 공간을 마련했는데, 이곳에서는 예술과 학문, 음악이 함께 했고, 이것이 박물관의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도 프톨레마이오스가 건립한 뮤제이온의 일부였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동안 이집트는 헬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적인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문화를 권장하고 육성했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 기념비적인 성경이 만들어졌는데, 바로 70인역 성경(Septuaginta, LXX)입니다. 헬리니즘 시대에 각지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 2,3세들은 더 이상 히브리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고 헬라어를 사용했기에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 헬라어로 번역된 성경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구약성경(히브리 성경)이 헬라어로 번역되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아들 프톨레마이오스 2세는 이스라엘의 12지파에서 각각 6명씩 총 72명을 차출해서 히브리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케 지원했습니다. 72명이 번역했지만 70인경으로 불리는 것은 유대인들은 단 단위의 숫자는 생략해 버리는 관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70인경을 셉투아진트(Septuagiant)로 부른 것은 라틴어로 70이라는 숫자가 ‘septuagint’이기 때문이고, 로마식 표기인 LXX 또한 L(50), X(10)으로 번역자의 수를 따서 표기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문화가 발흥하던 시기에 히브리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케 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접하게 했습니다. 오늘날 또한 문화 시대로 다양한 문화(책,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을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세상 사람들이 관심 갖고 보고 들을 만한 기독교 문화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문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적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기독교 문화가 아름답게 꽃피고, 주님의 복된 소식도 문화를 타고 함께 전해지길 기도합니다.